일명 ‘정준영 단톡방’ 사건에 연류돼 연예계를 떠났던 가수 용준형과 로이킴이 컴백을 예고했다. 지난 잘못을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성 착취에 가까운 추악한 행위가 있었던 단톡방 논란과 인정, 군입대, 복귀까지 형식적인 자숙의 시간을 거친 이들에 대한 법적인 재판은 갈무리됐지만, 대중의 심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용준형과 로이킴이 각각 지난달 27일과 지난 4일 컴백 소식을 알렸다. 용준형은 4년여 만에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현재 막바지 작업 중이다. 로이킴은 2년 5개월 만에 SNS를 통해 새 싱글의 타이틀 포스터를 공개하며 컴백일을 확정했다. 두 사람 모두 컴백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지만, 일각에서는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선제적으로 검증받아야 할 것은 음악이 아닌 인성이라는 게 이유다. 

용준형과 로이킴은 지난 2019년 3월, 정준영이 불법 동영상을 유포한 단체 대화방인 일명 ‘정준영 단톡방’의 멤버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성 접대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중 정준영이 여성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한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방송에서도 정준영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던 두 사람은 정준영이 영상을 불법 유포한 단톡방 멤버라는 의혹을 받았다. 

용준형은 “해당 사건과 무관하다”며 즉각 부인했지만, 정준영과 1대 1 대화방에서 불법 동영상을 공유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단톡방에서 추악한 범죄를 방관한 것도 모자라 대중이 가장 싫어하는 거짓말까지 저지른 셈이다. 죄질이 절대 가볍지 않다. 로이킴은 해당 단톡방 멤버는 아니었지만 다른 단톡방에서 포털사이트에 게재됐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가 드러났다. 일반인들도 종종 저지르는 일이기는 하나, 로맨틱한 음악을 선사해온 로이킴에 대한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용준형은 그룹 하이라이트를 탈퇴했고, 로이킴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비록 사죄성 탈퇴와 법적인 책임을 짓기는 했으나, 용준형과 로이킴을 바라보는 시선은 매섭다. 두 사람에 대한 꼬리표로 ‘정준영 단톡방’은 여전히 따라다닌다. 컴백의 자유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과연 이들이 방송이나 유튜브 등지에서 무대를 꾸미고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온당하냐는 질문이 남는다.

그 어떤 직업군보다 다양한 세대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대중 가수라는 점과 타인의 인권을 모독한 행위를 방관하거나 따라한 행위의 죗값이 가볍지 않아서다. 이런 이들이 다시 무대에 올라 부와 명예를 쌓는 것은 오히려 범죄자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라는 오명만 남길 수 있다. 일각에선 직접 범행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충분한 자숙기간도 가졌는데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으나, 이들이 가진 영향력을 미뤄봤을 땐 대중의 냉소적인 반응이 더 자연스럽게 여겨진다.

아울러 진정한 자숙 시간을 거쳤는지도 의문이다. 용준형과 로이킴은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형식적인 복귀 수순을 그대로 밟았다. 마치 공식처럼 시간을 버티고 슬그머니 돌아오는 형태다. 사과성 발언은 있었지만, 과연 자신의 잘못에 대한 깊은 뉘우침이었는지는 와닿지 않는다. 게다가 두 사람 모두 코로나19를 틈타 회피성 군 입대를 했고, 적당히 시간이 지나자 얼굴을 내밀었다. 마치 데칼코마니를 연상시킨다. 논란부터 복귀하기까지, 그 어디에도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감과 진심은 보이지 않는다. 

용준형과 로이킴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비스트의 멤버, 한 해의 금요일 밤을 책임졌던 Mnet ‘슈퍼스타K 시즌4’ 우승자였다. 음악으로도 예능으로도 매력을 드러낸 이들이다. 그만큼 대중이 받은 상처는 크다. 게다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자숙의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을 과연 누가 힘껏 응원할 수 있을까. 4년 만이라지만, 이조차도 대중을 너무 가벼이 본 컴백 타이밍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사진=어라운드어스 엔터테인먼트, CJ E&M

 

강진영 기자 prikang@hanryu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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