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타임즈 함상범 기자]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쥔 홍의진은 1년 넘게 그룹 유니티로 활동했다. 콘서트와 팬미팅, 일본 투어 등의 경험은 그에게 큰 기폭제가 된다. 자신을 앞세워 다시 소나무로 우뚝 설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찼다.

1년 넘게 활동한 뒤 다시 소나무로 복귀했다. 팀원 두 명이 탈퇴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남아있던 멤버들은 공백기가 길어진 탓에 의욕이 꺾여 있었다. 스스로 경쟁력을 확인한 홍의진은 팀원을 다독이고, 회사를 설득했다. 

직접 기획 아이템을 짜고, PPT도 만들었다. 케이퍼 무비 장르의 한 영화를 레퍼런스로 안무와 의상, 시안을 짰다. 가수가 직접 기획안을 만드는 건 사실 흔치 않은 일이다. 대부분 제작사에서 만드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무대를 꾸미기 마련인데, 홍의진은 뉴썬과 새 앨범을 기획했다. 

“목 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 거죠. 회사에서 안 하니까, 제가 한 거예요. 열정이 가득했거든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도 여겼고요. 멤버들을 이끌려고 했죠. 어쩌면 제가 이기적이었을 수도 있어요. 멤버들은 지쳤을 수 있거든요. 그만큼 절실했어요. 기획안은 통과됐어요.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죠. 탈색도 했는데, 결국 앨범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어요”

계약 기간은 남아있고,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에 놓였다. 아버지는 명리학을 십 년 넘게 하신 고수다. 아버지는 홍의진이 2022년부터 잘 될 거라고 말해줬다. 오히려 그 말에 다양한 도전을 시도했다. 

“2년 동안은 어차피 안 될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때부터 고용노동부에 가서 영상 편집도 배우고, 일본어 능력 시험도 봤어요. 영상 편집으로 전시도 했고,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도 했어요. 정말 알찬 시간을 보냈죠”

 

생산적인 활동을 마다하지 않는 강인한 MZ세대인 그를 알아본 가요기획자들이 적지 않았다. TS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끝나길 기다린 가요계 관계자가 많았다. 그러던 중 멜로우엔터테인먼트와 연을 맺는다. 그리고 솔로로서 새 출발을 한다. 춤에 있어서 실력을 입증한 홍의진이 택한 장르는 발라드다. 지난 3월 발매한 미니 1집 ‘여덟 번째 봄’과 4월 발매한 미니 2집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모두 가창력이 필요한 노래다. 

“‘여덟번째 봄’을 들었는데, 위로가 되는 가사가 많았어요. 얼어붙었던 겨울과 따스한 봄을 대비하는데 제 상황과도 맞물리는 것 같았어요. 노래도 잘할 자신도 있었고요. 헤어진 연인이 있는 분들에게도 위로가 될 것 같았어요. 또 발라드로 솔로 데뷔하는 분들이 많지 않았어요. 이른바 ‘빈집털이’가 가능하겠더라고요. 하하. 춤 위주다 보니까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저 노래도 괜찮았거든요”

그룹의 일원으로서 활약했다. 주위엔 늘 동료가 있었다. 앞서거나 뒤로 가는 동선이 늘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홀로 무대를 채운다. 3분을 인원 수대로 쪼갰다면, 이제는 완곡을 해야 한다. 데뷔 전에 상당한 두려움이 그를 압박했다고 한다. 하지만 무대에 서는 순간 에너지를 얻었다고 한다.

 

 

“혼자라는 것에 부담이 컸어요. 첫 무대 서는데 너무 떨려서 서 있기도 힘들더라고요. 손이 너무 떨렸어요. 그렇게 떨어본 적은 처음이에요. 그런 중에 무대에 서고 카메라 불이 들어오는데 뭔가 확 안정이 됐어요. 노래를 부르는데 ‘즐겁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혼자 노래를 부르는게 쉽진 않았는데, 재밌는 게 더 크더라고요. ‘그래 이 맛에 가수 했었지’를 4년 만에 느꼈어요. 그간 왜 노력했는지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2집은 신효범의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의 리메이크 곡이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주제곡이기도 하다. 전미도가 리메이크 해 열풍이 불었다. 신효범의 묵직한 보이스와 전미도의 가녀린 해석 사이에서 ‘효범파’와 ‘미도파’가 나뉘었다. 홍의진은 그 중간을 노렸다. 

“명곡이라서 꼭 불러보고 싶었어요. 신효범 선배는 성량이 강하시고, 전미도 선배는 담백하게 부르시잖아요. 저만의 장점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1절과 2절에서 차이를 주고 싶었어요. 특히 2절에서 감정을 담아서 불렀어요.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아서 힘을 얻고 있어요”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로 활동 마무리 기간에 있는 홍의진은 다음 앨범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드러난 게 없지만, 6월 무렵으로 복귀를 예상하고 있다. 13세의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문을 두드리고 벌써 14년이 지났다. 언제나 생산적인 활동을 마다하지 않았다. 강인한 인내심과 책임감, 도전정신이 돋보이는 가수다. 그를 이토록 강인하게 이끈 원동력은 가족이다. 

“부모님께서 묵묵히 저를 밀어주셨어요. 보답을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 부모님도 정말 열심히 사세요. 어머니는 55세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셨어요. 서경석 선배님하고 같이 시험 보셨대요. 성공하는 악바리 DNA가 제게도 있을지 모르죠.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요. 안 되면 말고라는 심정으로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늘 어떻게 하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도 지금처럼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면, 언젠가 한 번은 빛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고대하고 있답니다”

인터뷰③에 계속

사진=멜로우엔터테인먼트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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